오유경 식약처장 "DTx 사용 기간 단축 노력…따뜻한 규제 혁신 주도"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규제 혁신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국내 최초의 디지털 치료기기(DTx, 디지털치료제)를 승인한 가운데 오유경 식약처장이 이후 의료 현장에서 쓰이기 위한 관련 절차도 신속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처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정부에서 새로운 DTx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최초로 허가받은 것이 환자에게 쓰여지는 기간도 단축되도록 전체적으로 신경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의료 제품을 신속하게 환자들이 쓸 수 있게 하자는 기조 하에 원칙적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에임메드의 불면증 DTx '솜즈(Somzz)'를 허가하며 DTx 시대를 열었다. 앱에서 제공하는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해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매일 수면 일기를 작성하면 이를 토대로 고정적 수면 스케줄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낮잠은 최대한 자지 않도록 조언하는 방식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해나가는 방식으로 불면증 증상 개선을 이끌어낸다.

이번 승인의 배경에는 식약처의 세계 최고 수준 규제 정책이 있었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DTx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은 세계 각국이 참조하며 한국을 규제 리더국으로 자리잡게 했다. 식약처는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올해 규제 혁신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오 처장은 "올해 '안전 혁신'으로 국민을 든든하게 하고 '규제 혁신'으로 단단하게 하겠다"고 목표를 전했다.



식약처의 '브릿지 프로젝트' 개요도.[사진제공=식약처]

이를 위해 지난해 발표한 100대 규제 혁신에 이어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규제 기관으로 성장하겠다고 오 처장은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기준이 세계의 기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GPS' 정책을 소개했다. GPS는 글로벌 리더십(G), 파트너(P), 서포터(S)를 의미한다. 우리의 가이드라인을 국제 규제 기관 협의체에서 인정받고, 세계 각국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우리 기업의 세계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혁신 제품 출시를 가속화하는 '브릿지(BRIDGE) 프로젝트'도 제시했다. 각 제약사들이 개발하는 신약 후보를 연구기획부터 임상, 제품화, 시장 진입까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오 처장은 "산업과 규제가 서로 같이 도와주고 협업하며 밀어주고 당기는 형태의 '브릿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식약처가 올해 하려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마약류 관리에도 올해 박차를 가한다. 최근 프로포폴 오남용을 잡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한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함과 동시에 마약류 처방이 꼭 필요한 환자들의 불편함은 줄이겠다는 목표다. 오 처장은 "마약류 통합관리 시스템은 안전사용 기준을 훌쩍 넘는 것으로 확인된 경우 단속하는 것"이라며 "시스템에서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제조 회사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