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처음으로 디지털치료제 보험코드 부여가 결정됐다. 사실상 세계
첫 사례로, 일반 의약품과 같이 의사 처방 후 약국에서 조제해 청구하는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업체에 따르면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MS)는
최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처방 디지털 치료제에 새로운 HCPCS(Healthcare Common
Procedure coding system) 코드를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 Inc.)의 3개 제품인데, 약물 사용 장애(SUD), 오피오이드 사용 장애(OUD), 만성 불면증에 대한 치료제다.
해당 제품의 구체적 기전을 보면 ‘reSET’는 외래 환자 처방 약물
사용 장애에 대한 디지털 인지행동 요법, ‘reSET-O’는 OPIOID(아편유사제) 사용 장애에 대한 외래 처방 디지털 인지 행동 요법, ‘Somryst’는 만성 불면증에 대한 외래 처방 디지털 인지 요법 치료제다. 사용 기간은 모두 12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들 제품의 보험코드는 오는 4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으로 이들 제품은 의사가 관련 처방전을 작성해 약국으로 보내면 전문 약사가 처방전을 확인해 조제를 진행하고
보험사에 청구하는 시스템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사실상 일반 의약품과 같은 처방, 조제 시스템이 적용되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디지털치료제가 보험급여를 인정받아 일반 의약품처럼 병원에서 처방 후 약국에서
조제하는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은 첫 사례다.
특히 별도 자격을 받은 전문 약사가 디지털치료제 조제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국내 약사사회도 주목할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치료제연합 측은 "CMS의 이번 결정은 디지털치료제를
환자 치료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한 것"이라며 "약국
또는 의료보험을 통해 처방 디지털 행동요법에 급여를 적용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단 점에서 환자 치료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디지털치료제 시장의 세계적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미국, 유럽 등에서 만든 치료제의 미국 FDA 후속 승인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제약사가 디지털치료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사와 협약을 맺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국내에서는 다수의 디지털치료제가 개발과 임상시험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태이며, 정부는 이들 제품의 급여 등재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임상시험 중인 6개 디지털치료제에는 모두 소프트웨어
형태로 개발 중에 있으며 ▲뉴냅스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에스알파테라퓨틱스의
시각훈련 소프트웨어 ▲라이프시맨틱스의 호흡재활 소프트웨어 ▲애임메드의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웰트의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테크빌리지의
재활의학진료용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
향후 이들 제품이 급여 등재가 돼 미국과 같이 병원의 처방, 약국의
조제 형태로 다뤄지게 될 경우 일선 약사들이 관련 제품을 핸들링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업체 관계자는 “이번 미국 CMS의 결정은 국가가 운영하는 메디케어, 메디케이드에 보험청구가
가능해졌단 뜻인 만큼 디지털치료 분야에 의미가 깊은 일”이라며 “특히
보험 등재를 통해 전문약사가 있는 약국에서 조제와 투약을 진행한단 점에서 국내 약사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도 곧 국가 공인 전문약사가 탄생될 예정인 만큼 이번 미국의
결정이 참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