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인도의 심장전문의 Mishra는 그의 논문에서 전자약을 “The brave new future”로 묘사하였다. 기존의 약물치료를 대신하여 전자약이 당뇨병과 비만, 고혈압, 심부전, 뇌혈관질환, 폐질환, 뇌질환 등 대부분의 만성질환들을 치료하게 될 것이라 예측하였다.
4년이 흐른 지금 그 예측은 현실이 되고 있다. 위콘신대학의 Wang 교수는 2021년 발표한 논문에서 치료용 전기자극을 위한 웨어러블-이식형 전자약(Wearable and Implantable Electroceuticals, WIE)이 현대 의료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의료수단이 되었음을 천명하였다(그림 1).
일반적으로 WIE는 전기를 제공하는 전원장치와 표적(세포 또는 조직, 기관)에
전기 자극을 가하는 자극기, 고정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WIE는
장기간 안정되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WIE의 적용 범위가 심장 자극과 신경 조절을 넘어서 조직
재생과 근육 활동, 호르몬 분비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웨어러블/이식 장치와 전원 장치, 고급 순응 전극, 표적-맞춤형 초소형 자극기, 전기
자극 외에 빛 자극기, 신축성 소재 등의 기술에 있어서 혁신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AI에 기반한 모니터링/기록의
분석과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소재, 포토닉스, 생분해성/생체흡수성 시스템 등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생체
인터페이스에서 호환성과 성능이 생체 모방 특성에 기초하여 개선되고 있다. 치료 기전과 치료 후 효과, 최종 성과 모두가 자료화되고 AI 기술을 활용하여 분석됨으로써 최적화
방안이 지속적으로 Up-date된다.
예를 들어, 시력을 회복시키는 Second Sight Argus II 시스템, 난치성 간질을 치료하는 NeuroPace 반응 신경 시뮬레이션 시스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인스파이어 기도 자극 시스템, 비만 치료를 위한 Enteromedics VBLOC 미주신경 차단 시스템, 난치성 고혈압 치료를 위한 CVRx Rheos 압력 수용체 활성화 요법 등이 임상 시험을 거쳐서 FDA 사전
시판 승인을 받았다.
전자약 기술 중에서 신경조절에 관해서 살펴보며, 신경조절은 전자약
개발자들이 가장 많이 적용하는 분야로서 좌골 신경 자극이나 미주 신경 자극, 심뇌 자극(deep brain stimulation, DBS)과 같은 중추 또는 말초 신경의 제어이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기존의 신경 조절기는 자극 신호로 장방형파를 사용하였지만 최근에 적용되고 있는 지수 파(exponential wave)는 더 효과적인 신경 자극으로서 전력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2012년 개구리를 활용한 실험에서 개구리의 좌골 신경을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음이 입증된 이래, 좌골 신경 자극에 관한 자료들이 축적되었다. 좌골 신경 자극에서 지수파가 장방형파보다 더 높은 극 효율성을 나타냄이 확인되었다. 더 낮은 전하로 자극하여 동일한 효율을 얻을 수 있다면, 전극에
의해 유발되는 불필요한 손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주 신경 자극이 적용된 것은 다른 신경 자극에 비해 비교적 오래되지 않았지만, 난치성 간질에 대한 전기 자극의 적용 가능성이 제시된 이후 많은 임상 연구들이 수행되었다. 난치성
간질과 우울증, 불안, 비만, 편두통, 알츠하이머병 등과 관련된 전기생리 기능들이 시험되었다. 좌골신경 자극 기술에 기반하여 개발된 미주 신경 자극은 식이 조절과 비만 치료에 적용되었다. 동물 실험에서 위 표면에 장치를 이식하여 미주신경에 전기 자극을 부과한 결과 38%의 체중 감소효과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자극들이 비교적 안전하지만 경미한 통증이나 작열감, 따끔거림, 가려움증과 같은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다. DBS는 파킨슨병과
떨림, 투렛 증후군, 통증, 근긴장 이상, 우울증, 강박 장애 등과 같은
심각한 운동 장애에 적용되었다. DBS는 전극 주변의 축삭을 자극하는 효과와 함께 중추 신경망 내에서
발생하는 병리적 상황을 조절할 수 있다.
다른 막 흥분 특성을 가진 신경 요소들의 활성화 역치가 전기 자극의 강도와 지속 시간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도 확인되었다. 지속적 연구를 통하여 최적 치료법들이 제안되었고 효율성과 안전성이 겸비된 모델들이
제시되었다. 아울러 전원장치에 배터리 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자가 전원 전자약 체계가 구축되었다.
신경조절 외에 조직 재생 분야도 전자약의 주요 개발 분야 중 하나이다.
1950년대 초 Fukada와 Yasuda는
뼈에 압력이 가해지면 전위가 생성되는 뼈의 압전 효과를 보고하였는데, 이에 기초하여 연구자들은 WIE 장치가 골절 치유를 위하여 내인성 전기장을 향상시키는 시도를 하였다. 그
결과 전자약이 지연 골절과 절골술(osteotomies)을 돕고, 골
이식의 효능을 강화하며, 골절을 치료하고, 대퇴골 괴사증을
개선하는 효능을 나타내었다.
이러한 효과의 기작 연구에서 전기 자극에 의해 산소 수준이 낮아지고 활성 산소 종(ROS)이 생성되며 자극 부위 pH가 증가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반응들은 조골 세포 증식을 촉진하여 골형성과 뼈의 병리적 환경을 개선하였다. 또한 적절한 전기 자극은 전압 개폐 칼슘 통로를 열어서 세포 내 칼슘의 양을 증가시키고, 칼모듈린을 활성화하여 세포 증식을 강화하고 캘러스 형성과 성숙을 촉진함으로써 뼈 병리 환경을 개선하였다.
세포 내 칼슘 양의 증가로 조골세포의 부착과 증식, 분화가 촉진된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자가 동력 WIE는 골형성 기능을 활성화하여 티타늄 뼈 이식을 지원하였다. 이상의 결과들은 전자약이
골다공증과 골절의 치료 기술로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신경
손상이나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운동신경의 퇴화와 골격근의 위축, 전신쇠약 등과 같은 증상들을 치료하기
위하여 전기 치료가 사용되고 있는데, 전자약은 각각에 대하여 맞춤형 치료 방안을 제시할 수 있고 WIE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지속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편리한 방안이 될 수 있다.
WIE는 근육사용 장애에 따른 근육 위축과 마비를 포함한 근육 기능
손실을 예방할 수도 있다. 동물 실험에서 정확한 매핑에 근거하여 쥐의 경골 전방 근육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자체 전원 공급형 WIE를 적용한 결과 근육 기능 손실을 줄이고 재활 치료에 유효하였다. 미세 신경 영역의 구획화와 나노스케일 전극의 개발로 효용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소형화(miniaturization)와 지능화(ntellectualization)로 무장한 전자약이 유연성(flexibility)과
신뢰성(reliability), 편리성(convenience)을
갖춘다면 미래의 주요 치료기술을 넘어 건강 증진 또는 예방 기술로 확장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다음칼럼에서는
전자약의 임상시험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