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만해도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에 대한 업계 이해도가 낮고 흥미도 없었지만 점차 관심이 증가하며 새해부터는 신테카바이오 같은 전문 회사와 협업이 시작됐고
새해에는 본격 결과물이 도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새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가 구분될 겁니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단순히 전통적 신약 개발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우위를 점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 신약 개발 기업이다.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해 특정 표적에 최적화한
화합물을 시뮬레이션해 후보물질을 도출한다. 전 세계 허가 약물
중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연구를 진행해 동물실험에서 94.3% 치료 효과를 확인하며 주목받았다. 현재 파트너사와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새해 상반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에서도 좋은 결과가 확인되면 AI 약물 재창출의 혁신 사례가 될 수 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가 AI 기반 약물 재창출 플랫폼 검증에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어떤 감염병이 오더라고 AI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2주 만에 적합한 약물을 찾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산업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반도체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발전을 꼽으며 이 같은 요소가 의료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봤다. IoT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고 반도체 기술 발달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지난 30년 동안 웹을 기반으로 세계 의료인들이
문헌, 세포·동물 실험 결과, 데이터 등을 공유하면서 코호트(동일집단) 연구와 임상 설계를 정교화하며 현대의학을 발전시켰다면 이제 환자가 무엇을 먹고, 대소변 상태가 어떤지, 맥박·혈압 등 생체신호와 수면패턴까지 IoT 기기가 실시간 수집해 5G망을 통해 병원으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AI가 필수며 이를 통해 환자는 꼭 필요할 때만 병원을 찾고 환자 개인의 특성을 바탕으로 맞춤 약을 처방하는 정밀의료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통 제약사들도 변화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 같은 전문 스타트업과 협업이 활발히 이뤄진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전달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김 사장은 “의료나 제약 산업 분야는 굉장히 보수적이지만 환자나 병원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혁신 서비스들이 나오면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뀔 것”이라며 “실제 대형 제약사들의 관심과 협업 요청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