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기술수출 NASH 과제 글로벌 2상 본격 가동
랩스커버리 플랫폼기술 접목 바이오신약, 해외 임상 속도
한미약품이 MSD에 기술이전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가 글로벌 2상임상 속도를 낸다. 자체 개발 중인 NASH 치료제와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및 단장증후군 치료제도 2상임상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글루카곤 분비기전에 관여하는 희귀의약품을 앞세워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의 글로벌 진출전략을 재정비해가는 모습이다
◆MSD, 한미 NASH 신약 글로벌 2상임상 본격화
MSD는 지난 6월말 임상시험계획을 등록하고, 8월 초 미국 텍사스 소재의 임상시험 수행기관에서 피험자 모집을 시작했다. 한달새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이스라엘 소재 메디칼센터 등 9곳으로 참여기관을 확대한 단계다. 7월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구로병원, 인하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 국내 5개 기관도 개시를 앞두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시험약(에피노페그듀타이드)을 투여하면서 지방간함량(LFC)과 체중, 콜레스테롤수치 변화, 이상반응 발생 여부 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연구 종료시점은 내년 말로 예상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플랫폼기술을 접목한 GLP-1 기반 이중작용제다. 인슐린 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기전을 통해 대사질환 분야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당초 이번 연구의 비교대상인 '오젬픽'과 동일한 적응증을 공략했다. 다국적 제약사 얀센은 지난 2015년 11월 한미약품과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당뇨/비만 적응증 관련 글로벌 개발권리를 넘겨받으면서
최대 9억1500만달러 규모의 계약금을 보장했을 정도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얀센이 자체 임상 시행 후 혈당조절 효과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권리반환을 결정하면서
개발 중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작년 8월 NASH 치료 가능성을 발견한 MSD 품에 안기면서 글로벌
신약을 향한 대장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미, 신약 2종 NASH 임상 동시 가동...신약가치↑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공략하는 NAFLD는 간세포에 손상을 일으킬만한 알코올 섭취나 약물복용 없이도 간내에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이다.
대개 체중조절을 통해 양호한 경과를 나타내지만, 일부 환자는 NASH를 거쳐 간경변, 간암과 같은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 환자수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정식
허가받은 치료제가 없는 탓에 미충족수요가 크다고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8월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NASH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글로벌 권리(한국 제외)를 MSD에 넘기면서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upfront fee)은 1000만달러다. 상업화 이후에는 매출액에 따른 경상기술료(로열티)를 별도로 지급받는다.
한미약품 입장에선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권리를 돌려받은지 약 1년만에 새로운 적응증으로 재계약을 체결한 데다, 파트너사가 곧장 자체 임상에 돌입하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글로벌 NASH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 과정이 쉽진 않지만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시장가치가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접목한 또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으로도 NASH 치료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GLP-1 기반 삼중작용제 'HM15211'이 미국에서 2상임상을 진행 중이다. GLP-1과 글루카곤, GIP 등 3가지 수용체를 동시 활성화함으로써 염증, 섬유화 모두에 치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기된다.
◆랩스커버리 기술 접목 바이오신약 4종, 희귀의약품 지정...개발속도
한미약품은 글루카곤 분비기전에 관여하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바이오신약 연구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대사질환과 항암 위주에서 벗어나 희귀질환 분야로 저변을
넓히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자체 개발 중인 신약과제 4종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서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GLP-1 기반 삼중작용제 'HM15211'은 NASH 외에도 원발 담증성담관염과 원발 경화성담관염, 특발성폐섬유증
등 희귀질환 분야 다양한 적응증으로 개발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HM15211'은 올해 5월 동물모델을 상대로 항염증 및 항섬유화 효과를 확인하면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를
위한 미국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을 받았다. 앞서 작년 3월 원발 담증성담관염과 원발 경화성담관염까지 고려하면 총 3가지 희귀질환에 대한 활용 가능성을 인정받은 단계다.
FDA는 희귀·난치성 질병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 및 허가를 장려하기 위한 지원정책의
일환으로 희귀의약품을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대상에는 세금 감면, 허가신청 비용 면제, 동일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시판허가 승인 시 7년간 독점권 등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 우선 개발 중인 NASH 분야에서는 작년 7월 FDA 신속심사대상(Fast Track)으로도 지정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HM15211' 외에도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신약과제 3건을 보유한다.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에페소마트로핀'과 선천성고인슐린증 치료제 '랩스글루카곤아날로그'(HM15136), 단장증후군 치료제 '랩스GLP-2 아날로그'(HM15912) 등이다. 3종 모두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플랫폼 기술을 접목한 바이오신약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2상임상을 진행하면서 글로벌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