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약으로 난치병 치료한다… 정부 "상용화 촉진 위한 이정표 만들겠다"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제2차 포럼이 지난 11일 개최됐다./사진=강수연 기자

전자약, 디지털치료제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는 더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현안 관련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제2차 포럼이 지난 11일 개최됐다. 전자약 동향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주소를 알아본다.

현재 개발된 전자약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부터 만성질환까지 다양한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전자약은 대개 전기, 자기장, 초음파 등 전자기적 국부 자극을 통해 질병을 치료 및 완화하는 전자장치를 말한다.미국의 전자약 개발회사 '뉴로시그마' ADHD 치료에 쓰이는 전자약인 'Monarch e TNS'을 개발했다. 카이스트 김철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는 "핸드폰 크기 사이즈의 전류 자극 생성기와 이마 부위에 장착되는 패치형태의 전극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전자약은 잠자는 동안 주의집중력과 관련있는 신경에 전기자극을 가해 ADHD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떨리는 증상을 보이는 본태성 떨림과 류머티스관절염 등 기존 약물로 치료가 어려웠던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전자약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 케빈 트레이시 박사는 전자약을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의 몸속에 삽입해 신경계에 전기신호를 자극하며 자가면역반응을 조절함으로써 환자는 8주 만에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웨어러블 장치가 전자약의 현재라면, 미래엔 이식형 전자약이 뜰 전망이다. 김철 교수는 "프랑스에서 실제 이식형 전자약을 통해 하반신 마비 환자가 걷는 게 가능해졌다는 사례도 있다" "이식형 전기 전자약의 장점은 화학적 부작용을 원천 차단한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큰 부피를 차지하는 배터리로 인한 이식 어려움, 배터리 이식의 확실한 안정성 확보가 아직 어렵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김철 교수는 "이식형 전자약의 단점을 보완할 방법과 함께 원하는 부위에 정밀하게 이식할 수 있는 방법, 원하는 시간에 자극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자약이 개발돼도 이용자가 이를 사용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전자약을 비롯한 적극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 지원이 시급한 이유기도 하다. 최근 국내서도 디지털치료기기 등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품목을 확대· 세분화하는 등 디지털헬스기기의 특성을 반영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상규 교수는 "FDA는 인허가 속도를 앞당기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인허가 여부 확인 등과 같이 기업의 시장 진출을 도와주는 내비게이터를 만들었다" "독일의 경우엔 지금 최소 5가지 기준만을 충족하면 시험적으로 12~24개월 정도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허가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헬스규제지원 강영규 과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100대 과제 중 1번으로 디지털 헬스 기기 관련 과제를 선정한 만큼 국내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지원을 중요한 의제로 생각하고 있다" "신속한 제품화를 위해 규제를 개선하는 등 디지털헬스케어 업체에 인허가 관련 규제정보도 선제적으로 제공해 안전하고 우수한 제품화를 촉진하게끔 이정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