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 '헬스케어의 새로운 길'

'검은 토끼의 해'로 불리는 2023년 계묘년(癸卯年)도 벌써 10분의1이 지났다. 2월 중순 기준 국내 코로나19 총 확진자 수는 약 3050만명으로 연초 발표된 대한민국 총 인구수 5156만명 대비 약 60%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미확진자 중 무증상자나 신고하지 않은 경우를 감안하면 전체 인구의 70% 정도가 1회 이상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분석한다.

올 들어 그동안 강력히 유지한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철회를 발표하면서 이제 전세계는 코로나19를 사실상 독감바이러스와 같이 일상생활과 더불어 가는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물론 올해 세계 경제는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사태미중대립 격화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기조 등으로 불안정 속에 경영여건이나 투자심리를 여전히 호의적으로 보진 않지만 코로나19 일상화는 사실상 현실이다.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국내 헬스케어산업의 방향성과 정부정책의 방향과 지원에 대한 점검은 매우 중요하다. 2020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전문가 논의를 거쳐 유망기술 25개를 발표했다. 이 중 헬스케어 영역은디지털치료제 △AI 기반 실시간 질병진단기술실시간 생체정보 측정·분석기술감염병 확산 예측·조기경보기술 △RNA 바이러스 대항 백신기술 5개 유망기술 분야로 구분했다. 이들 분야에 대한 분석과 점검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헬스케어 업종의 미래를 예단해보자.

첫째, 디지털 치료제다. 정신질환 치료, 트라우마 극복 등의 과정에서 기존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대체·보완하는 용도로 활용되는 앱(application), 가상현실 등의 SW 콘텐츠 기술을 의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에임메드의 솜즈(Somzz·불면증 치료제)를 국내 최초 디지털치료기기(DTx)로 허가했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의약품과 달리 전임상과 1~3상 없이 탐색임상 다음 바로 확증임상만 거치면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진출 및 상업화가 가능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AI 기반 실시간 질병진단기술이다. 최근 오픈AI '챗지피티'(ChatGPT) 론칭으로 더욱 각광받는 AI를 기반으로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해 환자의 질병유무를 실시간 판독·판단하고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하는 SW기술이다. 정부가 현재 강력히 추진하는 원격진료와 연계해 업계의 예상보다 더 빠른 정책 및 제도정착이 예상된다.

셋째, 실시간 생체정보 측정·분석기술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 및 환자의 생체정보를 수집·분석해 건강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이다. 개인형 장비와 웨어러블기기 도입과 확산이 증대됨에 따라 이 분야도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감염병 확산 예측·조기경보기술이다. 질병의 전파과정, 감염환자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의 지역확산 가능성을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미 인류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예방·진단의 중요성을 통감했기에 관련산업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마지막은 RNA 바이러스 대항 백신기술이다.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감염병을 예방하거나 인체감염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로 앞으로 백신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 치료제로서 적용은 물론 패러다임(paradigm)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판단한다.

올해도 국내 헬스케어업종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비우호적이나 '위기 속 기회를 잡아 권토중래의 각오'로 임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급변할 헬스케어 관련 상기 5개 분야에서 기업 경쟁력 확보는 물론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