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환자 위험신호 살피는 AI…의료진 든든하게 느낄 것"

디지털 헬스케어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인공지능(AI)이 가장 시선을 끄는데, 관련 기업은 우후죽순 늘어나는 모양새다. 다만 의료 AI를 통해 사업 모델을 갖춘 기업이 드물고 그만큼 난립에 대한 지적이 뒤따른다. 거품 아니냔 우려도 만만찮다.

이런 가운데 많은 기업이 집중하던 영상 판독 분야가 아닌 생체신호 모니터링에 AI 기술을 활용한 기업이 나왔다. 입원 환자의 상태 악화를 예측하고 의료진 진단을 돕는 AI 소프트웨어 '바이탈케어'(AITRICS-VC)를 상용화한 에이아이트릭스(AITRICS)가 주인공이다.

◇위험 요인 4~6시간 전에 예측해 의료진의 빠른 대처 도와

안병은 에이아이트릭스 Medical AI(메디컬에이아이) 부문 총괄은 2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첫 의료기기 제품인 바이탈케어가 많이 쓰이는 것보다도 잘, 뛰어난 성능으로 쓰이면 좋겠다" "의료진의 조력자로서 환자의 치료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특정 환자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 전의 위험 요인을 예측해 의료진이 그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의 수요가 높았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시간 흐름으로 만들어지는 환자의 임상 데이터에 주목해왔고 바이탈케어를 개발했다.

응급상황 예측 솔루션 '바이탈케어'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바이탈케어는 입원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에서 수집한 생체신호와 혈액학적 검사 등 총 19종의 정보를 기반으로 병동에서의 급성 중증 이벤트(사망, 중환자실, 전실,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고, 그 확신도를 0~100점으로 제공한다.

특히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일반 병동에서 패혈증, 사망, 예기치 않은 중환자실 전실에 대한 예측 성능과 중환자실에서 사망 발생 예측 성능을 입증했으며 지난달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바이탈케어는 일반 병동 내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응급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중환자실(ICU)용은 따로 있다. 상태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환자라면 UI(사용자화면) 안의 막대 색깔이 빨갛게 변하며 의료진에게 알림이 간다.

안 총괄은 "4시간, 6시간 전에 미리 알람을 주는 것은 환자 예후와 의료자원 효율화에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바이탈케어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Explainable AI)를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의료진들이 결과만 확인하지 않는다. 예컨대 환자가 어떤 이유로 패혈증이 발병했는지 알게 된다면, 이에 따라 조치가 달라진다. 바이탈케어는 XAI를 확보했으며 의료진들이 환자에게 더 빠른 대처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바이탈케어 사용자 화면(UI) (에이아이트릭스 제공)

◇의료진이 직접 확인하는 것보다 예측 결과가 더 좋아효용 기대

성능은 예측정확도(AUROC)라는 의학 통계기법으로 평가됐다. 1에 가까울수록 좋은 셈인데 급성 중증 이벤트(사망, 중환자실, 전실, 심정지) 0.96, 급성 상태악화(사망) 0.98. 패혈증에서 0.87로 의료진이 직접 시행하는 메디컬 스코어에 비해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바이탈케어를 연구용으로 사용해오던 병원 의료진들은 그에게 "위험 환자를 선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알림을 확인하고 대응하는 경우가 많아 원내 심정지 감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해줬다고 한다.

그는 "궁극적인 기대 효과는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또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수반되는 과정들도 적기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 환자가 패혈증으로 인해 체온이 급격히 상승해 손이나 다른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측, 예방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많은 분께 의료 AI 솔루션이 생소할 수 있지만 사람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위험 병변을 감지하기 전 AI 의료기기는 예방과 관련 조치까지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한편 바이탈케어에 대한 정부의 요양급여, 신의료기술 평가는 각각 진행 중이다. 에이아이트릭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