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기간 단축 등 유용성이 있지만, 지재권 등 허들이 있는 ‘약물 용도변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중 파트너 협력과 DB구축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됐다.
한국바이오협회는 10일 발간한 바이오 이코노미 브리프 11월호 ‘약물 용도변경의 장벽 및 활성화를 위한 방안(박봉현 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조민근 우정바이오
상무)’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약물 용도변경은 이미 승인된 약물에 대해 새로운 적응증을 연구하거나 이전에 연구됐지만 승인되지 않은 약물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약물개발의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2007~2009년 미국 FDA 승인 신약 및 생물학적 제제의 약 30~40%가 용도변경 또는 재배치 의약품에 해당된다.
특히 FDA가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해 여러 용도 변경 약물에 대해 긴급사용승인(EUA)을 부여한 후 용도변경은 팬데믹 동안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약물 용도변경을 통해 제약사는 더 빠른 개발 일정과 비용 절감, 빠른
규제 승인과 높은 성공확률 등 이점을 갖고 있는 반면, 재정·자원
부족, 지적재산권(IPO) 문제, 열악한 데이터 접근성 등 활용에 허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리프에서는 약물 용도변경 활성화를 위해 크게 세 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브리프는 우선 재정 및 지재권과 관련 “제약회사와 학술기관, 비영리 기관 및 바이오기업 간의 다중 파트너 협력은 약물 용도변경의 촉진제 역할로 가장 먼저 언급되고 있다”며 “제약회사는 중단된 화합물 및 데이터 뿐만 아니라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바이오기업과 학계는 화합물을 연구하고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신흥시장에 대한 정보와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Discovering New Therapeutic Uses for Existing Molecules’ 프로그램은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릴리, 화이자와 공동으로 출시해 화합물, 데이터, 인적 및 재정적 자원의 가용성을 촉진하고 약물의 용도변경에서
지적재산 및 데이터 공유문제를 해결하는 등 성과가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접근성과 관련해서는 “데이터베이스(DB)는 약물 용도변경 활성화를 위해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많은 기관은 단백질, 활성부위 구조, 관련 질병 및 생물학적 기능과의 연관성을 포함해 표적 및 약물 프로필을 관심있는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PubChem, DrugBank, Promiscuous 등이 대표적인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이며
연구자들이 잠재적인 새로운 약물의 용도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로운 접근법과 신기술 활용, 인센티브·규제개선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그외에도 “약물 변경목표를 식별하고 검증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식도
약물 용도변경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공개된 데이터베이스와
결합된 컴퓨터 접근방식은 약물-질병 반응을 예측하고 표적 및 경로를 검증함으로써 잠재적인 용도변경 기회를
식별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미국 국립 인간게놈 연구소에서 발표된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 데이터를 조사하고 약리학적 개입이 가능한 유전자의 수를 조사하고 있으며 실험실 작업을 크게 줄이고 in-silico 스크리닝을 통해 약물-표적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있다.
신기술과 관련해서는 “인공지능(AI) 활용 기계학습 기반의 시스템도 용도변경 수단의 한 예로, MIT 연구팀은 AI 사용 시스템을 활용해 질병과 노화로 인한 폐 세포 내 유전자 발현변화를 분석해 시판중인 약물에서 고령 환자들의
코로나 치료를 위한 약물을 찾고지 시도했다”며 “화합물 기증
시 잔존가치 공제를 허용하거나 시험자료를 제3자에게 공유하는 활동에 대한 세제혜택은 약물 용도변경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함께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