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만성질환 환자가
병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중에서도 단순 건강관리가 아닌 질병 예방·관리·치료가 가능한 디지털 치료제는 미래 건강관리 서비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디지털 치료제는 SW 특성상 기존 치료제 대비 독성 및
부작용이 적고 일반의약품과 같은 제조 운반 보관을 요하지 않아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공급이 용이하여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디지털 치료제 적용을 통해 정신질환 만성질환 등에서 대면 진료를 일부 대체하여 감염 우려를 줄일 수
있고 치료제 개발기간도 짧다. 보통 신약 개발기간이 15년, 소요 비용 3조 원인데 비해 디지털 치료제 개발기간은 3.5~5년, 소요 비용은 100억~200억 원 수준이다.
2017년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디지털 치료제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의하고 효과에 따라서 ‘대체 디지털 치료제’와 ‘보완 디지털 치료제’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체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에 단독 사용하여 독립적으로 치료 효과를
내거나, 기존 치료와 병행해서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이는 등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예로
최초 출시된 페어 테라퓨틱스사의 약물중독 치료 앱 ‘reSET’이나 Akili사의 소아 ADHD 치료용 비디오게임 ‘AKL-T01’ 등이 있다.
그리고 보완 디지털 치료제는 독립적인 치료 효과가 없어 단독 사용이 불가능하고 기존 의약품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목적으로만 사용되기에 만성질환자의 복약 관리나 적정 수준의 약물 공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예로 Propeller사와 Adherium사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흡입 약제 조절용 스마트 흡입기 등이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0년 21억1780만
달러에서 2025년 69억460만
달러로 연평균 26.7% 성장할 전망이다.
환자가 직접 구매하는 B2C 시장보다는 보험사
고용주 제약회사 병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B2B 시장이 주를 이룬다. 제품 대부분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며 주요 기업들은 미국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허가받은 제품은 없으나, 라이프시맨틱스, 뉴냅스, 웰트 등이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산업 생태계는 소프트웨어 기업, 하드웨어 제조업, 서비스
기업, 정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할 것이다. 특히, 시스템 공급자로 제약기업과 의료기기 기업뿐만 아니라 ICT 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IT 강국인 한국에는 디지털 치료제 등장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치료제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에 불과한 데다 헬스케어 산업 고유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많다. 마약 중독과 불면증 등 3종의 디지털 치료제로 FDA 승인을 얻어 이 분야 대표 주자로 꼽히는
페어 테라퓨틱스조차 “혁신적 치료법이 될 가능성이 있는 초입에 와 있으며, 무르익으려면 시간이 걸린다”(마이클 커니 BoA증권 애널리스트)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현재 초기 단계에 있고 암과 대사이상 등 해외에서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의 대상 질병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으므로 정부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투자 확대 전략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처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수가 산정 등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 디지털 치료제 산업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의사의 처방 유도와 환자 인식 개선
등 디지털 치료제 채택·구현을 위한 노력 병행 또한 필요하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