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와 전자약에 의한 의약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우리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삶을 형성하는 모든 분야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어 상상하던 일들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의약 환경에서도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질병 예방과 치료 방안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전 칼럼들에서 소개하였던 디지털치료제와 함께 전자약(Electroceuticals)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전자약은 1958년 순환기내과에서 시작되었다. 스톡홀름에 있는 Karolinska 연구소의 Ake Senning 박사가 심부전증으로 고생하던 43세의 남성 환자에게 삽입형 심장박동기(implantable pacemaker)를 처음으로 설치하였다.

2013년 영국 GSK Kristoffer Famm ‘Nature’지에 “A jump-start for electroceuticals”을 게재하여 전자약을 미래 치료 기술로 소개하였고, 그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전기 자극이 의료의 중심이 되는 날을 상상해 보라. 귀하의 임상의가 일련의 상태를 치료하기 위해 개별 신경 섬유나 특정 뇌 회로를 표적으로 하는 전자약을 투약할 것이다.

이러한 치료는 신체를 제어하는 신경 자극을 조절하고 손상된 기능을 복구하며 건강을 회복시킬 것이다. 예를 들어, 전자약이 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시켜 당뇨병을 치료하고 음식 섭취를 조절하여 비만을 치료하며 평활근의 수축-이완 균형을 교정하여 고혈압과 폐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이번 칼럼부터 전자약의 현황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날 전자약은 주로 신경에서 발생되는 장애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 전자약의 원리는 인위적으로 또는 신체 신호에 반응하여 생성되도록 설계된 장치를 통해 발생되는 전기 신호로 신경을 포함한 다양한 세포-조직-장기 등을 자극하여 병태 생리환경을 개선 또는 정상화 한다는 개념이다.

체내에서 자유이온들과 쌍극자, 분극 분자들은 세포와 조직, 기관이 전기를 생성하고 전도할 수 있게 한다. 미세한 생체 전기가 생리 현상을 조절하고 생명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체에서 항상성 유지와 조화는 전기신호와 화학신호에 의해 조절되며 전기신호와 화학신호는 상호 교류한다. 전기신호의 변화가 화학신호를 변경할 수 있고 화학신호가 전기신호를 변경할 수 있다.

기존 의약품이 화학적 변화를 통하여 생체 환경을 조절하였다면 전자약은 전기적 변화로 생체 환경을 조절한다. 화학물질이 제한된 생체 환경에 적정 강도로 개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인위적 전기신호를 개입시켜 최적의 생체 환경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신호를 개입시킬 위치를 특정하는 것, 특정 부위에 제한 적으로 신호를 부과하는 것, 적정 전기신호의 강도를 설정하는 것, 진기신호의 시점과 지속기간, 빈도를 설정하는 것, 안전성과 편리성,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 등이 극복해야 할 한계였다. 이러한 복잡한 난제들을 디지털 기술이 해소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기술과 생체 기술이 접목하면서 생체의 변화를 미세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되었고 디지털기술과 마이크로 로봇 기술이 접목하면서 초미세 장치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Wearable Implantable 기술이 편리성을 확보할 수 있게 하였다. Nano-기술은 Nanogenerator 기반의 미세한 ‘wearable-implantable electroceutical 장치(WIE)’를 현실화 하였다.

유연성과 안정성, 소형화를 가능하게 하였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체 전원 공급 기능이 탑재되면 더 높은 효율성과 더 낮은 부작용을 가진 새로운 폐쇄 루프 전자약을 제공할 것이다. 소재 혁신과 구조 공학, 올가노이드 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전자약 창출을 지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IE의 연구 개발이 심화될수록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아지고 있다.

영속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진정한 자체 전원 자급이 가능하도록 생체 에너지를 적절하게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되 크기도 소형화 하여야 하고 안정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생체 환경에서 일어나는 반복적인 변형 작용으로부터 잘 견딜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생체에도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말아야 한다. 장기간 생체 적합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생체 이식의 경우에도 다양한 거부 반응이 있는데, 비 생체 장치가 이식되었을 경우 당연히 간섭반응과 염증, 상호작용, 파편의 의한 독성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침습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재와 장치 설계에 새로운 개념들이 도입되고 있다. 소재의 유연성과 접힘성, 변형시 안정성 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식된 장치는 표적 부위에 안정적으로 잘 접착되어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 목적에 따라 작동 기간이 제한된 경우들이 있어서 이에 맞춘 회수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뼈 치유나 신경 복구, 약물 전달과 같이 몇 일에서 몇 달의 작동 기간으로 제한되면, 치료 효용성이 다한 후에 회수해야 한다. 종종 생체 흡수성 물질을 소재로 사용하는 예가 증가하고 있다. 전자약 산업이야 말로 생체과학+ICT+나노공학+신소재 공학의 융합 산업이다.

세계의 전자약 시장 규모는 2020년에 약 160억 달러로 평가되었으며, 2021-2027년 동안 연 5 %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 개발 투자도 증가하고 있고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ElectroCore  만성 두통 관리 요법인 gammaCore 2018 FDA에서 승인되었다. 새로운 시장을 향한 우리 기업들의 경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