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디지털
산업의 차세대 트렌드로 부상한 가운데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교육·훈련·수술·임상에 이르기까지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는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종류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3차원의 가상세계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AR, VR, MR 기술의
글로벌 시장이 2021년 약 36조원에서 2024년 약 353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은 한 산업이 메타버스 활용의 초기단계에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다. 헬스케어 산업 역시 점차 메타버스를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대응 인력 교육에 AR과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 병원 등에서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세미나와
특강 등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헬스케어 산업의 메타버스 활용은 아직 초기단계다. 다만
가상현실(VR), 증강현실(MR), 혼합현실(MR), 인공지능(AI) 등 메타버스 구성의 핵심 요소들은 헬스케어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하드웨어에서 이미 활용 중이다.
메타(구 페이스북)는 2014년 오큘러스의 VR 헤드셋
기술을 인수한 후 의료 VR 애플리케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리얼리티랩스와 넥서스스튜디오는 WHO와 협력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료 종사자들을 위한 모바일 학습 앱을 개발했다. AR을 활용한 학습에는 의료진이 보호 장비를
적절히 착용하고 벗는 순서를 스마트폰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포함돼있다.
오큘러스의 기술은 코네티컷 대학 의료센터인 유콘헬스에서 정형외과 레지던트를 교육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오큘러스의 헤드셋을 착용하면 레지던트는 부러진 뼈에 핀을 꽂는 등의 다양한 수술 절차를 3D로 시각화해서 배울 수 있다. 모든 과정이 가상이기 때문에 실수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교수진의 피드백을 받고 다음 시도에 적용할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신경외과 의사들은 지난해 최초로 살아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AR 수술을 집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의료 AR 스타트업 에그메딕스의 헤드셋을 착용하고 수술을 진행했다. 해당
헤드셋은 CT스캔을 기반으로 뼈와 기타 조직 등 환자의 내부 해부학 이미지를 투사한다. 의사에게 마치 GPS 내비게이터를 보여주듯 도움을 준다.
메타버스 기술은 수술 집도의 정확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전 시뮬레이션으로 실패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양한 가상 기술 커리큘럼만 개발된다면 학생들의 수술 훈련에도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제약 산업과 메타버스의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메디컬 트윈' 기술이다. 이는
실제와 똑같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의료 영상, 전자의무기록, 생체신호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체·장기
메디컬 트윈을 생성한다.
이를 이용해 디지털 공간에 가상 환자를 만들고 치료 효과 예측이나 최적의 약물 처방을
연구할 수 있다. 또한 신약후보 물질 발굴 과정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시뮬레이션해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메타버스 산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비대면 유먕 분야 스타트업 300개사 육성에 총 450억원을 투입될 예정이다. 12개 부처가 협업해 의료·교육·생활·콘텐츠 기술
다양한 분야의 메타버스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그중에서도 복지부는 진단키트 등 의료기기 개발과 의료 교육·수련·임상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메타버스와 AI, 정보통신기술 비대면 의료기기, 체외진단의료기기 스타트업 등을 두루 선발해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