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출현한지도 벌써 2년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감염에 대한 불안과 무거운 사회분위기, 거리두기로 인해 겪는 우울감과 불안감 등이 코로나 블루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19 장기화는 글로벌 의료체계를 빠르게 디지털 형식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그 대표적인 분야는 정신건강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디지털 치료제란 장애와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앱·게임·VR 등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려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실제로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확실해야 하는 요건이 필요해 단순한 건강증진 헬스케어보다
전문적인 개념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치료방법인 주사요법이나 약물복용 등에 대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어서 제3세대 치료제라고 불린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18년 기준 21억 달러(약 2조5천억원) 수준으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20.5% 성장해 86억5천만달러(약 10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꾸준한 성장세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치료의 확대, 코로나블루에 따른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본격적인 디지털치료제의 성장이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도 지역의 기업들이 디지털 치료제 시장 선점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VR를 활용한 교통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과
성인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을 국내 대학병원들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교통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는 가상현실(VR)기반으로 교통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 환자가 사고 당시를 그대로 재현해 장애의 원인과
극복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남대학교 병원과 임상을 진행중이다. 성인ADHD 치료제는 중앙대학교병원 등 10개의 병원에서 게임콘텐츠를 활용하여 앱 사용에 따른 진단과 임상증상, 기분 및 인지기능, 생활습관의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그 효과를 입증하고 치료제 승인을 신청하여 제품화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국내
규제 한계로 가시적인 성과가 늦어지는 점은 아쉽다. 지난 국정감사의 자료처럼
미국에서 13건의 디지털 치료제가 나오는 동안 국내엔 1건의 승인사례가 없다는 것은 디지털 치료제 개발부터 인허가까지의 복잡성과 현실적인 규제의
벽이 시장을 가로막고 있는 증거이다. 특히, 미국이나 독일 등에서의 개발 후 선출시, 데이터 수집 허용, 원격진료, 의료보험수과 선적용
등의 적극적 정책이 필요하다.
디지털 치료제 프로젝트를 지원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기업들을 많이 보아왔다. SW기업은 의학적 진단과 치료 알고리즘을 자문해줄 전문의의 참여 없이는 프로젝트의 실패 확률이
높아 시장진입이 쉽지 않다. 치료 효과를 증명해줄 임상시험 역시 병원과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하다. 치료제의 개발과 출시 후에도 수요시장 확보가 쉽지 않다. 이러한 어려움들 때문에 기업들은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대한 도전을 미루거나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업의 매개체가 꼭 필요해 보인다. 기업과 병원, 시장참여자들을 연결해
줄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켜 규제와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작은 SW기업도 함께 참여하여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꿈을 키워야 한다. SW기업과 바이오기업, 병원 전문의, 공공기관, 수요시장을 만들어줄 보험사와 수요기관들의 협의체가 힘을 합쳐
해외보다 빠른 패스트트랙 정책과 규제 자유특구를 통해 시장수요를 만들어 낸다면 글로벌 시장의
K-DTx(Korea Digital therapeutics) 강자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광주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디지털 치료제 얼라이언스가 추진되어 저비용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 디지털 복지국가의 꿈이 앞당겨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