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다양한 산업에 접목해 혁신 이끌 것"
AI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접목…질환 조기 예측하는 솔루션 개발중
5년간 15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 국가전략프로젝트' 참여
AI 세계 최고 권위 학회 NIPS에 국내 최다인 7편 논문 발표
"AI 인력 전쟁…내년까지 연구진을 50명 수준으로 확보할 것"
"인공지능(AI) 원천기술 확보하고 다양한 산업에 접목해 혁신을 이끌고 싶다."
국내 AI 전문 스타트업 'AITRICS'를 이끌고 있는 유진규(38)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AI TRICS는 한국의 딥마인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이 같이 말했다.
딥마인드는 AI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를 개발한 알파벳(구글 모기업)의 자회사다.
유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석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했으며, 네이버 손자회사인 스프링캠프에서 투자를 받아 2016년 에이아이트릭스(AITRICS)를 창업했다.
AITRICS는 설립된 이래 우수한 연구성과를
토대로 미국, 중국, 유럽에 위치한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연구진들과 함께 AI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AITRICS는 최신 AI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접목해 각종 질환을
조기에 예측하고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료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유 대표는 "질환의 양상이 21세기 들어 바뀌었다. 점점 경제와 기술이 발달하고 위생환경이 좋아지면서 감염성 질환보다는 만성질환이 더
위험해졌다. 만성질환은 고혈압, 당뇨병처럼 쉽게 걸리진 않지만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예방하는 부분이 중요해졌다. 만성질환의 신호는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개인화된 발병위험 예측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AI가 의료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의료진이
진료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AI가 사람을 전부 대체하기 보다는 효율화를 도와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의료진의 진료 효율성을 높여주는 방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후에는 AITRICS가 보유하고 있는 AI 원천기술을 제조업,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계획이다.
AITRICS는 KAIST, 연세대, 고려대, UNIS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5년동안 150억원을 지원받아 진행되는 국책과제 '인공지능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과제명은 '의사결정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인간 수준의 학습 추론 프레임워크'다.
유 대표는 "'인공지능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나오는 기술은 의료, 금융, 스마트팩토리 등에 활용 가능하다. 메인으론 의료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나아가 다른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원천기술 자체에 대한 파워가 있어야 하고, 협업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며 "세브란스병원과 긴밀하게 협업 중이며, 아직 공개할 순 없지만 중국 쪽 파트너 3곳과도 협업을 위해 깊게 이야기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AITRICS는 AI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회 NIPS(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 신경정보처리시스템
국제학회)에서 국내 최다인 7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대기업 포함 국내 기업 중 1위이며 글로벌 기준으로도 기업 중 10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NIPS는 기계학습(머신러닝)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회로,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이 발표된다. 이번에 채택된 AITRICS의 논문은 해석 가능하고 안전한 AI에 대한 연구, 적은 수의 데이터로 학습하는 AI에 대한 연구 등
기계학습에 기반한 AI 핵심 원천기술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AI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109편), 마이크로소프트(49편), 페이스북(32편)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NIPS 게재 논문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AITRICS는 총 7편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는 세계적인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과 동일한 수치로, 알리바바(6편), 우버(4편), 엔비디아(3편) 보다도 우수한 성적이다.
소수의 스타트업 멤버로 이처럼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유 대표는 "매우 우수한 AI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도 뛰어난 인재들이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고급 인력을 영입하고, 그로 인해 다시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AITRICS에는 2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 가량이 연구인력이다.
AI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기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등 대기업들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유 대표는 "AI 분야는 전문적으로 오랫동안 수련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 AI기술력이 미국, 유럽,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뒤처지는 이유는 AI분야
교수나 연구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해외에서 바로 영입을
해가니 우수 인력은 해외로 나간다. 그러다보니 몸값도 최근 굉장히
높아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연봉 직종인 의사, 변호사의 대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