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드넷 조인산 대표는 1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2 KoNECT 국제 컨퍼런스에서 RWD/RWE 국내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약사, IT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미국∙유럽 등 RWE 활성화 위해 이해관계자 참여하는 연합 데이터 구축
| 국내 인프라는 아직 부족…RWE∙RWD에 ‘규제기관 개입 필요’
실사용증거(RWE), 실사용데이터(RWD)가 국내에 활성화 되려면 정부와 병원뿐만 아니라 제약사, 임상대행기관(CRO), IT 기업들의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RWE/RWD를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코로나19(COVID-19)로 더욱 가속화됐다. 코로나19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인해 백신이나 치료제 연구 개발이 급속도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이미 공통데이터모델(CDM)로 연합 데이터(Federated data)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정부와 병원뿐만 아니라 제약사, IT, 임상수행기관(CRO) 기업들이 참여해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필요도 반영, 데이터 관리 등에 협업하고 있다. 특히 무작위대조시험(RCT) 이후 RWD로 넘어가는 단계가 잘 이뤄지고 있다.
유럽은 데이터를 의료산업 디지털 전환의 필수 자원으로 인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20년 부터 유럽에 있는 병원들에 2000억원 펀딩을 통해 유럽인 3억명의 데이터 표준화를 위한 에덴(EHDEN)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이 연합 데이터 네트워크 구축에 주로 참여해 하나의 데이터를 통해 유럽인 모두가 활용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RWE를 활용해 이미 완료된 RCT를 복제(duplicate)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FDA 지원을 받은 에티온(Aetion)은 베링거인겔하임의 DPP-4 억제제 트라젠타(성분명 리나글립틴)가 설포닐우레아제 글리메피리드 대비 심혈관계 안정성(CVOT)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CAROLINA 임상 시험을 재현하기도 했다.
에티온은 트라젠타 투여군이 글리메피리드 투여군보다 복합 심혈관 결과에서 위험을 9% 감소켰다는 RCT와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CAROLINA RCT가 최종 종료되기 까지는 8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RWE 기반으로 복제 실시한 임상결과에서는 단 6주 만 소요됐다.
이와 맞물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회사들에서도 RWE/RWD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은 잘 드러나고 있다. 주요 제약사들은 RWE/RWD 부서를 구축하고 RCT를 대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암젠은 프롤리아(데노수맙)를 통해 임상3상 종료 후 10년 동안 추적 관찰하는 것을 환자에게 동의받아, 어떤 부작용과 혜택이 있었는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RWD를 모으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도 RWD/RWE 중요성 인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RWD/RWE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대비하고 있지만, 지원 정책 미비, 실제 임상을 진행하는 기관 등이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가가 병원에게 수가를 주는 구조로 설정돼 있어, 정부기관의 의지 없이는 진행이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초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연구에 RWD/RWE 연구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전자의무기록(EMR) 데이터를 갖고 있는 병원과의 연계 외에 제약사나 CRO, IT 기업의 참여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날 세션 발표를 맡은 에비드넷(EvidNet) 조인산 대표는 “데이터 플랫폼을 만들면 IT, 제약사들도 써보자는 취지로, 병원 EMR 데이터에 접근하려고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며 “미국과 유럽에는 IT회사에도 열려있다. 한 병원의 데이터를 다른 병원의 연구자는 쓸 수있지만 기업의 구독 모델로는 열려있지 않아 환경적으로 개선 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펀딩도 중요하지만 보건의료는 철저한 규제산업이다. RWD/RWE를 규제 내에 편입해야 식약처가 적극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병원이 IT 회사와 협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제약사/CRO 회사 입장에서는 RWD 부서를 만드는 등 대비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모두 협업해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