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에서 개인의 의료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의료연구를 활성화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자료를 통해 유럽 의료데이터 활용촉진
시스템인 ‘EHDS’(European Health Data Space)를 론칭하며, 의료연구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HDS는 현행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의회에 제출된 데이터 규제법안 및 데이터 거버넌스 규제법안, 네트워크
및 정보 시스템(NIS) 규정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기업이나 연구자가 의료제품 개발에 의료데이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에게 동의를 받아야
했다. 동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의료데이터 보유기관이 데이터 보호 등을 이유로 제공을 꺼렸다. 또 EU 회원국 전반에 걸친 규제와 구조 및 프로세스 복잡성으로
인해 국가 간 의료데이터 접근·공유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으로 의료분야 디지털 서비스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의료데이터 사용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졌다.
유럽집행위원회가 작년 5~6월 EU 국민과 비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9%가 유럽 의료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의료 연구를 촉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EC는 EHDS가
의료 디지털 혁신을 위한 근본적인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EHDS를 통해 개인이 전자형태 데이터에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자국
및 다른 EU 회원국의 의료전문가와 이를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EC는 신뢰할 만한 의료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고, EU의 높은 데이터 보호 표준 준수에 나설 전망이다. 회원국은 환자에 대한 요약, 전자처방, 이미지, 보고서, 검사결과, 퇴원보고서가 공통된 형식으로 발행되고 승인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박봉현 책임연구자는 “유럽 집행위원회는 EHDS가 암에 대한 진단 및 치료, 공중보건위기 예방·대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진료 외에도 이차적인 의료 데이터 활용을 촉진함으로써 디지털헬스, 의료기기, 의약품 분야 연구 등에서 34억 유로(한화 약 4조6300억원) 이상의 혜택을 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기관에서도 의료 데이터 접근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규제 절차상 비용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 집행위원회의
이번 제안은 곧바로 유럽이사회 및 유럽의회에 제출돼 최종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