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보를 숫자로 나타내는 것을 디지털이라 한다. 이런 디지털 기술은
모든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특히 전자 제품에서 디지털은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의료기기 역시 대부분 전자기술과 의료가 융합해 만들어진 기술이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혈압계·혈당계·전자체온계가 숫자로 개인의
건강이 표시되고, 숫자에 따라 운동·식이요법·복약 등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앞서 언급한 고전적인 디지털을 이용한 의료기기 외에도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의료기기도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1 상반기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 심층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디지털 치료기기 세계 시장 규모는
매년 20%씩 증가해, 2026년에는 약 12조원 이상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인공지능과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는 진료·검출·진단 등 활용되며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영상데이터(X-ray, CT, MRI, 영상이미지 등)를
중심으로 진료·진단에 도움이 되는 소프트웨어,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고 있다. 일부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는 생체신호와 연계해
질병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지고 있다.
식약처는 2020년 5월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시행 후 총 19건의 혁신의료기기를 지정했는데, 이중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질병의
진단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가 총 10건으로 과반이 넘는다.
이제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영상 데이터 뿐만 아니라 생체신호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까지 개발되고, 이런 인공지능 의료기기 분야는 정밀하고 빠른 진단으로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막고 빠른 진료를 가능하게 한다.
‘엑센츄어’라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은 의료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면 미국 의료산업이 2026년까지 1,500억달러(약 178조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현재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의료인에게 도움을 주는 보조의 영역에 포함된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의 다양한 생체신호 데이터를 접목해 의료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등 보조의 역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인공지능 의료기기 110개 제품이
이미 인허가를 받았다. 또한 식약처가 주도해 개발한 인공지능 의료기기 국제공통가이드라인(안)이 상반기 중 국제 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에서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또 다른 의료기기인 디지털 치료기기도 2018년부터
매년 성장 추세이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현재 3세대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참고로 1세대는 저분자화합물인 알약이나
캡슐, 2세대는 생물제제인 항체·단백질·세포를 일컫는다).
주목받는 이유는 디지털 기술과 의료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로서 개발 시간과 비용이 기존 치료제보다 크게 줄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개발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비비와 공간적 제약도 없어, 디지털 치료기기 창업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이미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에서는 허가를 받고 치료기기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피어테라퓨틱스’ 제품이 약물중독, 마약중독 치료에 관련한 디지털 치료기기로 사용되고 있다. 그 외 다양한 기업에서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소아 ADHD, 2형 당뇨, 조현병 치료에 디지털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된 제품이 없고 기업들이 임상시험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이다.
씨엔알리서치에 따르면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제품은 9개 되고, 최종허가를 목표로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 기업이 4군데 있다”고 밝혔다. 아직 허가 제품이 없지만 식약처는 디지털 치료기기 각각의 특이성으로 인해 각각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2021년 니코틴, 알콜, 불면증 개선에 대한 디지털 치료기기의 안전성·성능평가 및 임상시험계획서에
대한 안내서가 발간이 되고, 올해는 우울증, 공황장애 개선
디지털치료기기 평가 기준과 임상시험 설계 방법에 대한 안내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렇듯 디지털 치료기기는
질환에 따라 평가기준과 임상시험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에도 질환에 따라 평가기준과 임상시험 설계가 달라질 것이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효과의 입증이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가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적으로 좋아질 것인지에 대한 임상 결과를 오랜 시간 관찰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디지털 치료기기에서 어떤 기능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 제시가 있어야 한다. 디지털치료기기
사용이 어려운 환자군들에게는 어떻게 사용하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다양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또한
병원에서 사용하게 되면 건강보험 수가에 대한 한계가 예상된다.
심평원이 관련해 수가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지만, AI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도 수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디지털 치료기기도 어려울 것이라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해외와 유사하게 제약회사와 협업하는 것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시장에 출시돼야 국내 실정에 맞는 제품 개발 방향이 나올 것이라 예상된다.
디지털로 인해 의료기기는 크게 변화되고 있다. 이 변화에 맞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옛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사용에 제한이 있으면 정밀도가
높은 인공지능을 만들지 못한다.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인공지능 의료기기,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주요 질환 관련 인공지능 의료기기와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특성화하는 것도 지역별 전문성 확보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케이메디허브는 오래전부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치료기기 연구에 집중해왔다. 관련 포럼과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왔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팀(AI/SW팀)을 만들어 해당분야를 자체 개발하는 동시에 관련 산업
전반을 지원 중이다.
의료산업이 디지털화되는 격동의 시대가 혼란스럽다면 케이메디허브를 찾기 바란다. 데이터 활용과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성능평가, 인허가와 임상연계까지 디지털 의료기기의 전과정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