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국내 AI 신약개발 스타트업 투자액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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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비용·시간 단축…최근 개발 전 과정에 도입
제약·바이오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는 신약개발 초기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그간 제네릭(복제약) 생산 위주였던 중소 제약사들도 신약개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하는 전 세계 스타트업은 약 220여개로 그 중 가장 각광 받는 분야는 문헌 정보 수집과 후보물질 발굴 분야다.
AI 신약개발 스타트업에 대한 국내 투자는
지난 2018년 422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투자액은 1355억원을 기록, 3년 만에 약 220%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아울러 과거 AI 도입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된 분야가 후보물질 발굴 기술이었다면 최근에는 △약물 설계 △전임상 실험 설계 △임상 설계 △임상 환자 모집 △데이터 공개 등 신약개발 전 과정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도입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하거나 AI를 활용한 연구성과를
발표한 기업들이 다수 눈에 띠고 있다.
부광약품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지난 8일 덴마크 AI 스타트업 '압주(Abzu)'와 RNA 치료제 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콘테라파마의 신경과학 및 신약발굴 전문성, 압주의 슈퍼컴퓨팅 및 인공지능 전문성을 바탕으로 핵산 기반 신약개발 공동연구가 진행된다. 양사는 두 가지 희귀 신경계질환 치료제를 목표로 XAI를 통한 신약후보물질 도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콘테라파마가 빠르게 핵산기반 신약후보물질이 임상개발 단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연내 신약후보
물질 도출 및 검증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기존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과 비용을 현저히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케미칼은 지난 2일 인공지능 신약개발사 스탠다임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협업 방안을 담은 합의서를
체결했다.
스탠다임은 2015년 설립된 AI 신약개발사로 스탠다임의 AI 기술은 신약 탐색 단계의 전주기 영역(타깃 발굴·유효물질탐색·선도물질 도출 및 최적화·전임상후보물질 확보)을 포괄하고 있다.
양사는 스탠다임의 신약 재창출 플랫폼인 스탠다임 인사이트를 통해 발굴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해당 후보물질은 내년 상반기 중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상 임상시험을 완료한 후 기술 이전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스탠다임은 SK케미칼 연구소 내에 오는 8월 개원을 목표로 합성연구소도
설립하기로 했다. 합성연구소에서는 양사가 진행하는 공동연구에 수반되는
주요 합성 업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스탠다임은 합성연구소 개원으로 타겟 발굴부터 물질 생성, 합성까지 신약 개발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개발 일정 및 기술 축적의 효율화를 이뤄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테라젠바이오는 최근 연세대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AI를 이용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률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면역항암제는 다양한 임상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예측이 어려웠으나 이번 개발을 통해
환자에게 더욱 적절한 맞춤형 치료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을 별도의 치료 전 환자 50명 데이터에
추가 적용해 예측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테라젠바이오 모기업인 테라젠이텍스 역시 AI를 활용해 발굴한 후보물질로 현재 루게릭 치료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이 활성화되며 협회쪽도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2019년 3월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오픈, 신약개발에 필요한 핵심 AI 기술과 이의 활용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력, 교육을 통해 확보된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관련 데이터와 솔루션을 탑재한 클라우드 기반 AI 신약개발 프레임워크 인프라를 이용해 기술수요기관, 기업, 연구소 등을 연결해 연구과제화, 컨설팅, 기술전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글로벌 제약사인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신약개발 및 후보물질 탐색 소프트웨어 '신시아'를 도입, 지난달 중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AI가 활용되면서 신약개발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중소기업들도 이전보다는 쉽게 신약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대형 제약사도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는 측면에서 중소 제약사들에게 더 큰 수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 AI를 활용해 발굴한 후보물질로 신약을
개발해 허가까지 난 사례는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양질의 데이터와 분석능력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