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이용 늘어...디지털 헬스케어 부상
치료 중심 의료→데이터 기반 예방의료로 패러다임 변화
중추신경질환, 만성질환에 범위 넓히는 '디지털치료제'
또한 코로나19 확산에도 국내 헬스케어 기업 일부는 비대면 건강모니터링, 원격진단 시스템의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경제협력총괄팀이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비대면 산업 동향 및 진출전략' 보고서에는 이러한 전망이 담겼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의료역량의 대부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되면서 만성질환자 및 경증환자 치료의 비대면 이용률이 급증했다.
특히 생활양식의 전반이 디지털로 전환됐고,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비대면
산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미국 의사의 92%, 소비자의 57%는 이후에도 비대면 진료를 지속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인공지능에서 신규사업 꼽힌 디지털치료제, 정신건강 관리
"선택지였던 웨어러블 기기, 필수기기로 수요 급증할 것"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최대 유망산업으로 '디지털 헬스케어'가 부상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고령화 및 만성질환자 증가로 의료비 지출 확대 ▲의료데이터 급증 ▲스마트 기기 대중화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해 의료서비스 패러다임이 기존 '치료 중심의 의료'에서, 소비자가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도 디지털 헬스케어의
수요를 촉진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규모는 2018년 1697억 달러에서 오는 2024년 3920억 달러의 성장이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북미(49%)와 유럽(29%)이 2018년 전체 시장 중 78%를 차지해 디지털 헬스의 주력 시장으로 꼽혔다. 아시아는 16%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향후 2년 내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인공지능(58%)과 빅데이터(46%)를 지목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의료영상 정밀진단, 신약개발, 진료 프로세스 개선, 의료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외 주요 기업은 코로나19 추적 및 예측은 물론
백신 개발을 위한 신속 분석에 의료 인공지능을 다양하게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에서 성장세가 큰 신규 사업으로는 디지털치료제, 정신건강 관리가 꼽혔다.
디지털치료제는 '질병 예방·관리·치료용으로 근거에 기반한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의된다.
단독사용이 불가능하고 기존 치료제와 병용해 치료효과를 향상시키는 보완제, 기존 치료제를 완전 대체하거나 독립적 개별 사용이 가능한 대체재로 분류된다. 모두 임상검증 후 규제당국의 승인절차가 필요하다.
디지털치료제는 기존 치료와 달리 체내에 직접 작용하지 않아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적고,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알약과 주사와 비교했을 때 1회 배포 대상이 늘어나기 때문에 '확장성'도 장점 중 하나다.
디지털치료제의 효과가 기대되는 분야도 다양하다.
치매와 뇌졸중, 주의력결핌 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약개발이
어려운 중추신경질환은 물론 생활습관 행동교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만성질환이 있다.
중독과 우울증, 불면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자폐증 등 신경정신과도 주요 활용 분야다.
일반적으로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가상현실을 활용한다. PTSD로 악몽을 겪는 사람의
수면 질 향상을 목적으로 설계된 디지털치료제 '나이트웨어'는 지난해 11월 미국 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디지털치료제는 2016년 16억 7000달러에서 지난해에는 34억 4000억달러로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89억 4000달러로 급등할 전망이다.
또한 연구팀은 의료 스마트워치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기존에 '선택지'였다면, 향후 감염병 예방 등을 위한 필수기기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 절반 이상 "코로나로 매출 타격"
건강모니터링·원격진단시스템 등 코로나19 수혜 품목도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매출 타격이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일부 기업도 있었다.
연구팀은 디지털헬스케어협회와 협업해 총 10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 중 62개사는 해외 수출 경험이 있는 디지털
헬스 관련 기업이다.
중복 집계를 포함해 개인건강기기 업체(29%)가 가장 많았고, 이어 개인맞춤형건강관리(23%), 헬스케어 플랫폼(21%), 건강정보분석(20%) 등 순이었다.
우선 응답 기업 중 절반 이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매출 및 해외 수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반면 응답 기업의 24.2%가 코로나19 이후 해외 수출이 증가했다고 답변해
긍정적 영향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은 코로나19 수혜 품목으로 ▲비대면 인공지능 건강모니터링 시스템 ▲건강관리서비스 ▲원격진단시스템 등을 답했다.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디지털 헬스 관련 신규 시장 수요(37.9%)와 디지털 헬스 관련 소비자 인식 개선(20.7%)이 수출의 확대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일본 정부의 비대면 의료 지원책에 따라 건강서비스 진출이 증가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디지털치료제는 상대적으로 시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문제도 주요 이슈로 등장해 이를 디지털로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지털헬스는 학습을 위한 데이터확보가 관건이지만 중소기업은 한계가 있다"며 "해외 진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비즈니스 단계별 전략 지원, 전문가 협의체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