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인 헤링스 상무 "AI 질병예측시대 이끈다"

'임상디자인' 목적 환자 데이터 분석병원·제약사 '러브콜'

 

헤링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임상디자인' 기업이다. 수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임상시험의 문턱에서 고전하는 모습에 임상디자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임상시험의 성공확률을 최대한 높이는 동시에 회사의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현재 헤링스의 대표는 국립암센터에서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임상연구협력센터장을 역임한 남병호 박사다. 남 대표는 프로젝트 별로 3~10년의 기간과 수십에서 수백억까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2015년 회사를 설립했다.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의 효율적 업무지원 솔루션에 대한 연구개발과 제품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헤링스는 국내·외 임상 전문의와 통계학자들을 영입해 높은 수준의 임상개발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국내 암 전문의로 이뤄진 사단법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의 모든 임상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최적의 임상시험 디자인과 개발전략을 위한 'CRO·스폰서·임상의' 간 협력체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 헤링스와 같은 사업모델은 없다. '퍼스트펭귄'인 셈이다.

헤링스의 재무 및 관리 총괄을 맡고 있는 송유인 상무(사진) "세상에 나쁜 약은 없다" "나쁜 임상 디자인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좋은 약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전략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송 상무는 "임상시험에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대부분 환자 모집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헤링스가 임상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스마트하게 디자인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상무는 딜로이트컨설팅 내 헬스케어부서와 사모펀드운용사를 거치면서 바이오산업에 발을 들였다. 특히 사모펀드운용사 재직 시절 투자회사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수년간 진행되는 투자회사의 임상시험을 바라보면서 해당 산업의 어려움을 목격했다. 그러던 중 국립암센터가 국책과제를 수행할 당시 남 대표를 만나게 됐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필요했던 남 대표는 임상시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송 상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헤링스는 CRO(임상시험수탁기관) AI를 접목한 플랫폼을 구축해 충남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화의료원 등 다수 대형 병원들과 협력하고 있다. 오로지 저장만을 위해 만들어진 병원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전자의무기록) 시스템에 AI를 적용해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 병원과 제약사들이 헤링스의 플랫폼을 통해 임상 대상자를 빠르게 선별할 것으로 전망된다. 헤링스는 플랫폼 사용료를 통해 매출을 올리게 된다.

헤링스의 임상시험 플랫폼은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을 더욱 확대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질병예측시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헤링스는 병원이 보유한 환자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뒤 '5년 후 대장암 예상' 등 환자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연내 프로토타입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향후 건강검진센터들과 제휴를 통해 관련 산업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송 상무는 "미국의 경우 이 분야의 시장가치가 조단위에 육박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해도가 낮은 편이어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낯선 분야지만 이 시장을 잘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서울에 대형병원에 밀집해 있어 원하는 환자를 빠르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글로벌 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