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질 미래 의료…'원격' '예방' '관리' 중심 정책 제안할 것"

"디지털 플랫폼과 AI(인공지능)가 접목될 미래 의료체계는 지금과 많이 달라질 거에요.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에서는 '원격' '예방' '관리' 등의 키워드로 실제 결과물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남병호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운영위원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헤링스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미연은 한국의 의료 경쟁력과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의료 혁신 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모임이다.

한미연의 활동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원격' '예방' '관리'다. 세대·지역 간 의료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원격' 의료 서비스 접근성 확대, 아프기 전 '예방', 치료와 수술 이후 환자 중심의 맞춤형 '관리'. 이 3가지 키워드를 토대로 미래의료체계 확립 방안을 주로 논의한다.

첫 세미나에서는 강대희 원격의료학회 회장의 한국 의료계 진단과 개선방안 제시 등이 이뤄졌다. 강 회장은 그동안 의료체계가 질병 치료와 약물을 사용한 일시적인 치료, 의료진의 공급자 측면 진단, 의료 절차를 위한 병원 방문 구조였다면, 앞으로 건강 증진과 지속적인 관리, 수요자인 환자들의 질병 이해, 가치 있고 접근성 높은 원격·비대면 진료 등을 중심으로 변할 것으로 봤다.

남 위원은 국립암센터에서 임상연구 협력센터장 등으로 12년가량 근무했다. 그는 "그동안은 질환 관리나 치료가 의료계의 주요 주제였다면 앞으론 예방이 중요하다"며 "건강하게, 질환에 걸리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남 위원은 "미국 임상종양학회에서 한 교수가 환자들의 항암 부작용 증상을 온라인으로 수집했다"며 "부작용 증상을 수집한 사람과 아닌 사람을 비교해보니 부작용 증상을 수집한 사람들이 더 오래 길게 살았고 이에 따라 '토탈 케어'라는 단어를 학회에서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남 위원이 이끌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헤링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헤링스의 암환자 영양관리 플랫폼 힐리어리도 개인의 암종, 수술 후 회복 단계, 치료 단계 등을 반영해 개인 맞춤형 식단 등 관리 방법을 제시한다. 매번 의료진을 만나지 않고 수술 이후 관리가 가능해지고 병의 악화도 예방하는 것이다.

한미연은 이 같은 논의가 실제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 국회사무처에 정식 연구회로 등록할 예정이다. 남 위원은 "임종윤 회장이 '연구회지만 말로 끝내지 말고 결과물을 만들어내자'고 강조하고 있다"며 "국내 업계 자체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세계로 진출해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첫 세미나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박수민 국민의힘 서울 강남구을 당선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광주 동구남구을 당선인(화상) 등이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남 위원은 "당시 현장에서 '연구회에서 제대로 고민해주고 제안하면 정치권에서 법을 고치거나 수정하거나 새로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첫 정책 제안으로는 의사과학자 양성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 개혁을 위해 임상의와 별도로 의대 정원 모집 단계부터 임상실습 외 신약개발, 인공지능 등 의사과학자로서 필요한 커리큘럼을 추가 배분하자는 것이다. 남 위원은 "정부에서 의료개혁 등 큰 그림을 그리면 연구회는 업계와 학계에서 인사이트를 모아 밑그림의 방향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미연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겸 코리그룹 회장(디엑스앤브이엑스 최대주주)과 강대희 전 서울대 의대 학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또 용홍택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이 정책분과, 서유미 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이 인력분과,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가 산업분과를 맡는 등 의료계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지난 3월 발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