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기기 상용화 위해선 환자 만족도 높아야”

국내서 처음 디지털 치료기기의 처방이 시작된 가운데,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가와 더불어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4’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디지털 치료기기 의료 현장 적용과 개발 현황을 알아보고 향후 발전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는 정성훈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정경호 에임메드 DTX 본부장, 황성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장 홍은심 동아일보 차장, 송영두 이데일리 기자가 패널로 참가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다. 올해 1월 서울대병원에서 불면증 치료제 에임메드의 솜즈(Somzz)가 처방됐다. 국내서 디지털 치료기기는 기업이 선별급여 또는 비급여를 선택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처방된지 얼마 되지 않고, 환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처방은 저조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뿌리를 내리려면 처방이 늘어야 하고, 이에 맞춰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디지털 치료기기를 포함한 인공지능(AI) 의료기기에 대한 수가를 발표한 바 있다.

정 과장은 “디지털 치료기기의 보험제도 관련해 여러 쟁점과 논쟁이 있다. 현재 임시 등재 절차를 밟고 있지만,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료기기와 함께 약제 성격도 있어 의사가 처방하는 구조다. 현재 제도는 처방과 관련된 비용이 별도로 있고, 디지털 치료기기에 사용에 따른 대한 보상 관련 인센티브 구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급여를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건강보험을 하더라도 제한적인 선별급여를 하고 있어 의사 처방률을 높이는 것보다 환자가 의사의 제품 설명을 듣고 처방받았을 때 효과가 있느냐를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단장은 “실제 처방을 받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선진입후평가 제도를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며 “급여, 비급여 문제를 떠나서 현장에서 디지털 치료기기나 제도가 확대되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치료제임에도 과학적 검증보다는 개발 속도를 강조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노인이나 어린이 등 전자기기를 다루기 어려워하는 연령대나 기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24시간 대응을 할 수 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디지털 치료기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딜레마는 유용성과 사용성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우리는 유효성에 무게를 두고 개발했다. 그러나 현재는 임시 등재 기간이기 때문에 정식 등재 전까지 솜즈를 사용한 환자의 의견을 수렴해서 사용성이 나아진 솜즈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4시간 대응 관련해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병원과 기업에 연락하는 경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사용자 매뉴얼을 제작해 의료기관과 환자에 교육하는 절차가 시작되기 때문에 혼란스러움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올해로 14회째인 메디컬 코리아 2024는 ‘모두의 헬스케어 : 장벽 없는 세상을 향한 새로운 탐색(Connected Healthcare for All: A New Horizon beyond Barriers)’을 주제로 15일까지 이틀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