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기기•생체데이터 수집… 의료계 넘버원 투자는 '디지털화'

지난 10월 3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3차 디지털 퓨처마킹 포럼에서 박경수 삼정KPMG 상무,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 등 참가자들이 발제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디지털·4차 산업혁명 기술이 다양한 바이오 분야 산업군에 도입·융합돼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산업의 확장 범위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증가 등 디지털 전환의 계기를 맞은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이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만나 빠르게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클라우드에 의료정보 데이터를 저장한 후 AI 의료기기와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밸류체인'이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매일경제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난 10월 3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공동주최한 '제3차 디지털 퓨처마킹 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경수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파트너(상무)는 수요자 중심으로, 그리고 분산화되는 의료 서비스의 변화를 디지털 기술이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KPMG가 전 세계 9개국 의료업계 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우선 투자순위로 디지털화가 꼽혔다. 박 상무는 "검진 전체 단계에서 정보기술(IT)을 적용해 구독 기반의 건강관리 서비스로 검진 방식이 변화하고 있고, 의료 교육 현장에서는 확장현실(XR)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며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고, 기존에 대면으로 이뤄진 전기자극치료법에 디지털이 접목돼 안전하고 원격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바이오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불면증 치료기기업체 웰트의 강성지 대표는 "현 체계 내에서는 미래를 향한 투자를 선행하거나 재투자하기 어렵다"며 "전기차 보조금같이 바이오 분야의 '디지털 바우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12개 핵심 기술을 확보해 세계 최고국 대비 기술 수준을 85%까지 달성하는 내용의 '디지털바이오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MRI(자기공명영상장치), CT(컴퓨터단층촬영), X레이 등 의료 AI 학습용 합성데이터를 개인 식별 위험을 제거한 채 기업에 제공하고, 건강보험 가명 데이터를 내년부터 개방해 민간 보험사 등과 다양한 공동연구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데이터 경제 활성화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울증 완화 전자약업체 와이브레인의 이기원 대표가 '뇌공학이 여는 디지털 바이오시대'를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AI 기반 희귀유전질환 분석 솔루션업체 메디사피엔스의 강상구 대표는 AI 기술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전성배 IITP 원장은 "의료 분야에 데이터가 활용되는 게 일반화됐는데 생성용 AI가 들어와서 (바이오 분야가) 굉장히 바뀔 것 같다"면서도 "기술이 앞서 나가지만 인간 존중, 생명의 존엄성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부각되는 부분에 대한 경계도 같이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