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환자 식단 서비스로 출발… 종합 플랫폼 꿈꾼다
헤링스가 가장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인 DTx는 힐리어리와 ‘오스토미 케어(Ostomy Care)’다. 힐리어리는 ‘치료(healing)’와 ‘일지(diary)’의 합성어로 암 환자를 위한 식단 관리 서비스다. 남 대표는 위암 경험자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게 먹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당수가 위를 잘라내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식단을 먹어야 하지만 퇴원 후 제대로 관리를 받기 어려워 대다수가 막막해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9만여가지 음식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이 중에서도 환자들이 선호하고 먹기 쉬운 음식 5000여가지를 골랐다. 이를 통해 고단백 식단이 필요하거나 금기 음식이 있는 등 개인마다 다른 식단을 제공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실사용에서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남 대표는 "의료진은 본인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 바로 알게 되니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진료가 이뤄지니 환자 역시 ‘의료진이 다 보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힐리어리를 암 환자 관리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남 대표는 "암에 걸리면 치료는 병원에 가더라도 필요한
관리는 플랫폼 안에서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위암 외 다른 고형암까지 범위를 넓히고 식단 외에도 복약, 운동, 증상 관리는 물론 나중에는 심리적 관리와 당뇨 등 동반질환 관리까지 모두 담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올해부터 복약 관리를 탑재하는 한편 운동
관리 역시 내년 중 개발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본질적 치료까진 아니더라도 ‘치료의
증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남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DTx라고 하는 순간 많이들 치료에 초점을 맞추지만 DTx는
치료 외에도 예방과 관리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직접적으로 치료에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이를 통해 예후가 좋아지고, 삶의 질이
좋아진다면 우리의 플랫폼이 치료의 증진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 목표도 밝혔다. 보스턴대에서 심뇌혈관
질환 코호트 연구인 프래밍햄(Framingham) 연구에 참여했던 이력을 살려 미국 학계와 적극 연계한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남 대표는 "식단을 현지화해
조정하는 과정 등을 거치고, 현지 법인 설립까지 마친 후인 2024년께
본격적으로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장루 환자 관리도… "DTx, 의료진 참여 이끌어내야"
헤링스의 장루 환자 관리 플랫폼 '오스토미
케어(Ostomy Care)'
오스토미 케어는 말 그대로 장루(ostomy) 환자
관리 플랫폼이다. 배변 기관에 문제가 생긴 환자는 치유될 동안 변을 빼낼 수 있도록 장루를 부착해야
한다. 매년 6000여명이 장루를 새로 부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대표는 "장루는 관리가 어려워 변이 새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환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병원을 찾기도 어렵다"며 "이를 최대한 실시간으로 의료진에 문의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재택의료 시범사업과 연계해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DTx 산업에 몸 담기 전에는 보건통계학자로서
의료진과 적극적인 협업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DTx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의사 등 의료진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남 대표는 "DTx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되는 것이 의사들이 도입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라며 "의료진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료를 돕는다는 점을 강조해 의사들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