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전문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헤링스
남병호 대표 "이르면 6월경 코넥스 상장 예상"
“암 환자에 대한 모든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미래약’의 하나로 주목받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헤링스의 남병호 대표 포부다. 남병호 대표는 12일 “아무나 갖기 힘든 암 환자 치료 의사들과의
네트워크가 있고 암 임상 연구를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어떤 부분을 디지털 치료제로 보완해주면 암 환자 예후를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헤링스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디지털 치료제는 주사와 알약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 게임 등을 통해 환자를 치료한다. 주로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 정신질환이나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목표로 하는 회사가 많다. 반면 헤링스는 항암제에 특화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주력한다.
헤링스는 ‘임상 선수’ 남병호 대표가 세웠다. 서울대를 나와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보건통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국내 최고 임상
디자인 및 임상 컨설팅 전문가로 통한다. 실제 암 환자 수술 및
치료와 관련한 굵직한 임상을 설계하고 수행한 경험이 많다. 2014년 직장암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안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세계 최초 관련 임상 시험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는 국립암센터(NCC)에서 교수와 임상연구협력센터장을 역임했다.
헤링스의 주력 신약후보 물질은 위암 환자의 예후관리 프로그램 ‘HDT-202’이다. 남 대표는 “위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에게 개인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고 목표 칼로리를 달성했는지 진행 상황을 쉽게 보여주면서 이를 동시에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 진료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이라고 소개했다. 위암은 대표적인 소화기암으로 조기 발견할 경우 위절제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수술 이후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영양 섭취와 식단, 부작용 관리가 퇴원 이후에는 환자 손에만 전적으로 맡겨진 상황이다.
헤링스는 서울대병원과 함께 HDT-202의 탐색임상(허가용 임상에 앞선 임상)을 진행 중이다. 남 대표는 “환자 등록 절반 정도가 마무리돼 이달
안으로 등록을 마치면 3개월 이내에 임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가을쯤 품목허가에 필요한 허가용 임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헤링스는 이외에도 폐암 환자 대상
두번째 파이프라인(HDT-204)도 개발 중이다. 폐암 재발 환자에 사용하는 면역항암제의 부작용을 조기에 수집해 관리하는 목적의 앱이다.
헤링스의 가능성은 한미사이언스(008930) 임종윤 대표가 알아봤다. 헤링스는 지난 2월 한미 관계사 코리(Coree)에서 약 4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코리는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가 세운 홍콩의 헬스케어기업이다. 헤링스는 한미사이언스가 주축이
돼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만든 ‘광속 TF’의 일원이기도 하다. 설립 이후 코리를 비롯해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캡스톤파트너스, 알펜루트 등에서 총 8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남 대표는 “글로벌 선도 디지털 치료제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빠른 상장이 필요해 코넥스를 선택했다”며 “회계심사는 거의 끝났고 회사 실사가 진행 중인데, 올해 중반기(6~7월)정도면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는 코넥스 및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주관계약을 맺었다.